[주철의 종류 및 특성]
주조용 금속재료는 크게 철계합금(ferrous alloys)과 비철계합금(nonferrous alloys)으로 나눌 수 있다. 철계합금으로는 백주철, 가단주철, 회주철, 구상흑연주철, 주강 등이 있으며, 비철합금으로는 동 합금, 알루미늄 합금, 마그네슘 합금, 기타 합금 등이 있다. 각 주물에 따라 재료의 조직이 크게 달라 기계적 성질에 큰 차이를 나타내므로 각 주물재료별 특성을 잘 이해하고 용도에 적합한 주물재료를 선택하여야 한다. 이 절에서는 주조용 금속재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주철의 증류를 알아보고 제작과정, 조직, 기계적 성질, 용도 등에 관하여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주철은 탄소함유량이 약 2% 이상인 철과 탄소 그리고 다른 원소들의 합금을 말한다. Fe-Fe3C 평형상태도(다음 그림)에서 보면 탄소함유량이 4.3% 에서 Fe-C 합금은 가장 낮은 온도인 1148℃에서 용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1500℃ 이상의 용해온도를 가진 강(steel)에 비하여 매우 낮은 온도이다. 인류의 철기시대는 바로 인류가 철광석을 녹일 수 있는 이러한 온도를 얻을 수 있을 때 시작되었으며, 강은 이보다 더 높은 온도를 얻을 수 있기 전까지는 사용될 수 없었다.
철과 탄소의 합금에서 두 원소는 결합하여 준평형상태의 화합물인 시멘타이트(FeC)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합금에 규소(Si)가 첨가되면 규소는 시멘타이트의 철 원자와 탄소 원자를 분리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고, 탄소 원자는 서로 결합하여 흑연(graphite)상태로 존재하려는 성향을 나타낸다. 즉,
Fe3C → 3Fe (α) + C(graphite)
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Fe-C 계에서 규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규소의 양은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친다.
Fe-C 계에서 탄소가 흑연상태로 존재하게 되면 Fe-C 평형상태도는 다음 그림과 같이 바뀌게 되며, 이때 공정반응온도와 공석반응온도가 각각 1148℃에서 1154℃로, 727℃에서 738℃로 바뀌게 되고 탄소의 상(phase)이 6.7% C 의 θ 대신 100% C의 흑연으로 바뀌게 된다.
흑연을 형성하게 되는 이러한 현상은 조성과 냉각속도에 의하여 조절된다. 즉, 실리콘의 양이 많아지면 흑연의 형성이 촉진되고, 또한 응고되는 과정에서 냉각속도가 늦으면 흑연의 형성이 촉진된다. 탄소가 흑연으로 존재하느냐 시멘타이트로 존재하느냐의 여부는 주철의 기계적 성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흑연으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어떤 형상의 흑연으로 존재하는가 역시 기계적 성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1] 백주철(white cast iron)
주철 내에 규소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을 때 급랭에 의하여 얻어지는 주철이 백주철이다. 백주철의 조직은 상기 첫번째 그림(Fe-Fe3C 평형상태도)으로부터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다. 공정반응온도(1148℃) 바로 아래에는 오스테나이트(γ)와 시멘타이트(θ)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때의 γ 는 2.11%의 탄소를 고용하고 있다. 탄소함유량이 2.11~4.3%인 경우 조직은 전공정 γ와 공정(γ+θ) 조직으로 구성되고, 탄소함유량이 4.3% 이상인 경우는 (γ+θ) 공정과 전공정 θ 일 것이다. 이때 (γ+θ) 공정을 레데부라이트(ledeburite)라고 하며 1148℃에서 727℃ 사이에 존재한다. 냉각이 계속되면서 γ가 고용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2.11 %에서 0.77%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727℃ 바로 위에서 상은 아직도 γ와 θ 이지만, 이때의 γ 는 0.77%의 탄소를 고용하고 있고 나머지 탄소는 θ 의 형태로 입자 경계면에 석출된다. 온도가 727℃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0.77%의 탄소를 포함하고 있던 모든 γ는 α 와 θ 가 층상구조를 이루는 펄라이트 조직으로 바뀌게 된다.
결과적으로 상온에서의 백주철 조직은 α 와 θ 의 공석조직인 펄라이트 조직 바탕에 θ의 석출물로 이루어진 다음 그림 같은 조직이 된다.
이와 같은 상변화에 관한 설명은 철과 탄소로만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합하다. 만일 여기에 규소가 첨가된다면 이 규소는 727℃ 이상에서는 Fe3C를 γ + 흑연으로, 727℃ 이하에서는 Fe3C를 α+ 흑연으로 분리되도록 할 것이다. 따라서, 백주철 조직을 얻기 위해서는 냉각속도가 매우 빨라야 한다. 즉, 마르텐사이트 조직을 얻을 정도보다는 늦어야 하지만 규소가 철과 탄소를 분리시키는 촉매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는 빠른 속도로 냉각하여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백주철을 냉강주물(chilled casting)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주물의 단면이 큰 경우 냉각속도의 차이 때문에 전단면에 걸쳐서 백주철 조직을 얻기가 곤란하다.
백주철은 조직 내에 Fe3C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매우 단단하고 취성이 크다. 백주철의 인장강도는 펄라이트의 입자크기에 영향을 받는데, 약 210~560 MPa 정도이다. 이러한 기계적 성질로 인하여 백주철은 철도차량의 브레이크 슈, 분쇄기, 숏 블라스트 노즐, 압연기의 롤러 등과 같은 내마모성이 큰 부품들에 사용된다.
[2] 가단주철(malleable cast iron)
백주철의 연성은 열처리과정을 통하여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약 800~900℃의 온도로 가열해주면 상온에서의 펄라이트와 시멘타이트가 γ+θ 의 조직으로 된다. 만일, 이 주물을 이 온도에 장시간 유지시켜 놓는다면 θ는 γ 와 흑연으로 분리될 것이다. 이때의 흑연의 모양은 뒤에 설명할 구상흑연주철의 둥근 모양도 아니고 회주철의 날카로운 모양도 아닌 다음 그림에 나타낸 바와 같은 포도송이 모양을 하게 된다(주위의 작은 흑연들이 모여서 큰 흑연을 이루었으므로).
이 주물을 상온까지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γ는
① 공랭 정도의 냉각속도로 냉각시킬 때는 펄라이트 조직이 되거나
② 노래 정도의 낮은 냉각속도로 냉각시킬 때는 페라이트와 추가의 흑연으로 변화하게된다.
①의 형태와 같이 펄라이트 바탕에 흑연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존재하는 주철을 펄라이트 가단주철(pearlitic malleable cast iron)이라 하고, ②의 형태와 같이 페라이트 바탕에흑연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존재하는 주철을 페라이트 가단주철(ferritic malleable cast -iron)이라고 한다.
펄라이트 가단주철의 파단면은 페라이트 가단주철의 파단면에 비하여 밝게 빛이 난다(θ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가단주철은 인장강도가 400~700 MPa 정도이며 파단시의 단면감소율이 10% 정도에이르는 연성을 갖는다. 가단주철의 연성이 백주철에 비하여 이와 같이 좋아진 것은 조직내의 시멘타이트의 양이 줄거나(펄라이트 가단주철의 경우) 없어졌기 (페라이트 가단주철의경우) 때문이다. 또한 이때 조직에 존재하는 흑연의 모양도 회주철에 존재하는 흑연과 같이 날카로운 모양이 아닌 비교적 둥근 모양으로 연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가단주철은이러한 기계적 성질로 인하여 인성과 연성을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된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기어 케이스, 서스펜션, 로커 암, 축, 수공구들, 보일러나 맨홀뚜껑 같은 곳 들이다.
가단주철을 얻어내는 공정은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고 비용도 많이 소비되는 공정이다.급속냉각을 요하는 백주철을 먼저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일정 온도까지 가열하고, 그 온도에서 유지시켜 냉각시키는 공정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뒤에 설명하는 구상흑연주철이 개발되어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연성을 가진 주철을 얻어내는 방법이 이 방법뿐이어서 많이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구상흑연주철로 대체되고 있다.
[3] 회주철(gray cast iron)
회주철은 앞서 설명한 백주철보다 탄소와 규소의 함유량이 많고 상대적으로 느린 냉각속도에서 얻어진다. 엄밀히 말하면 회주철 조직은 평형상태도로부터 예측하기가 곤란하다.왜냐하면, 규소의 양이 많으면 시멘타이트가 쉽게 철과 탄소로 분리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γ 내의 탄소의 양도 실리콘의 양에 따라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면, 규소의 양이 2%이면 γ 내의 탄소량이 최대 2.11%에서 1.5%로 줄어들게 되고, 공석점에서 탄소의 양도 0.77%에서 0.7%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공정점에서의 탄소량도 4.3%에서 3.7%로 줄어들게되며, 공정반응도 공정 반응온도보다 낮은 넓은 온도범위에서 일어나게 된다.
회주철이 용융상태로부터 냉각될 때 1148℃에서 727℃ 사이에서 형성된 시멘타이트는 규소에 의하여 철과 탄소(흑연)로 분리된다. 이때 조직의 기계적 성질면에서 볼 때 중요한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생성되는 흑연은 다음 그림에 보인 바와 같이 끝이 날카로운 얇은조각모양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727℃ 이하로 냉각시킬 때 γ는 펄라이트로 상변화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인 냉각속도에서는 규소가 θ를 철과 흑연으로 분리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상온에서 펄라이트 바탕에 얇은 조각모양의 흑연이 존재하는 조직이 되며 이를 펄라이트 회주철(pearlitic gray cast iron)이라고 한다. 그러나 냉각속도를 매우 낮게 하면(예를 들면, 노랭과 같이) 펄라이트 내의 θ가 다시 철과 흑연으로 분리되어 상온에서 α 와 흑연만 존재하는 조직이 되고, 이를 페라이트 회주철 (ferritic gray cast iron)이라고 한다.
이 두 경우에 발생하는 흑연들은 모두 얇은 조각모양으로 존재하는데, 이러한 모양의 흑연들은 결국 조직 내의 날카로운 크랙의 역할을 하게 되어 소성변형을 방해하여 취성이 크고 인장강도도 낮은 기계적 성질을 갖는다. 따라서, 회주철의 연신율은 거의 0에 가깝고 인장강도는 조직에 따라 140~420 MPa 정도를 갖게 된다. 회주철 내의 흑연의 이러한 모양 때문에 회주철은 인장하중보다 압축하중에 더 강하다. 또한 회주철 내에 존재하는 흑연의 크기와 양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탄성계수(Young's modulus) 또한 70~150 GPa로 큰 변화를 보인다. 한편, 회주철 내의 이러한 흑연은 회주철이 강에 비하여 진동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좋은 역할을 하게 한다.
회주철의 낮은 강도와 낮은 연성은 기계가공을 매우 용이하게 하여, 자동차의 엔진 블록, 플라이 휠, 브레이크 드럼, 공작기계 몸체, 기어 등을 포함한 여러 곳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4] 구상흑연주철(nodular cast iron)
회주철의 부족한 연성은 용탕에 마그네슘이나 세륨을 첨가함으로써 개선될 수 있다. 이러한 첨가물들은 용탕으로부터 직접 흑연이 둥근 방울형태로 생성되도록 하며, 이와 같이 흑연이 구상으로 생성된 주철을 구상흑연주철 (nodular iron, 또는 ductile iron, 또는 spheroidal iron)이라 한다.(하기 그림 참조)
구상흑연주철의 탄소함유량은 유동성을 좋게 하기 위하여 보통 3% 이상으로 한다. 냉각속도에 따라 펄라이트 구상흑연주철이나 페라이트 구상흑연주철이 얻어진다. 구상흑연주철은 흑연이 구상으로 존재하므로 강도도 매우 높고 연신율도 매우 뛰어나다. 파단시의 단면감소율은 25% 정도까지 높아지고 인장강도도 420-800 MPa 정도이다. 구상흑연주철은 제2차 세계대전중 개발된 소재로서 가단주철에 비하여 훨씬 새로운 재료이다. 구상흑연주철은 용탕으로부터 직접 생산되어 가단주철과 같은 고비용의 열처리과정이 필요없으므로 가단주철이 사용되던 곳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주용도는 크랭크 샤프트, 고급 기어류, 고급 밸브류 등과 같이 연신율과 강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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